신용카드가 행복에 나쁜 이유(행복의 신화)

2013.02.19 11:40

돈은 지금 지불하고, 기다리는 기쁨을 누리기

 

소냐 류보머스키는 행복의 신화라는 그의 책에서 돈을 보다 행복하게 쓰는 방법으로 기다림의 미학을 제안한다. 여러 심리학의 실험 결과 물건을 사는 것 자체보다 물건을 손에 넣기까지 기다리는 기간의 설렘이 행복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손에 들어온 순간부터 우리의 쾌락적응이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건을 먼저 사고 돈을 내는 신용카드의 사용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한번 시도해볼 만한 재미있는 전략이다.

 

쾌락적응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발전시켜온 심리적 면역체계이다. 거절당하거나 실직을 당한 초기의 비참함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가진 심리적 면역체계 덕분에 그 괴로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된다.

그런데 긍정적인 일에 대해서도 이 심리적 면역체계가 작동한다. 그래서 아주 만족스런 삶의 변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만족감이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쾌락적응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본능적 반응은 우리가 행복해지는데 있어 최대의 장애물이 된다. 새 직장, 새 연애, 새 가정, 새 성공도 결국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게 되는 이 쾌락적응을 어떻게 지연시키거나 무효화할 것인지가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의 중요한 연구주제이다.

 

  다음과 같은 사고 실험이 있다.

 

당신은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와 키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사람은 당신이 평소에 정말로 동경하던 뛰어난 배우이다. 이 키스는 3시간 후에 할 수도 있고 3일 후에 할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언제 하겠는가?

 

이 실험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3일을 기다리겠다고 답한다.

 

사람들이 자주 간과하는 기쁨의 원천은 바로 기다릴 때의 기대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걱정이나 지루함, 조급함과 동일시하지만, 새로운 물건을 사기 위해(휴가를 갈 수도 있고 차를 살 수도 있다) 기다릴 때의 즐거움은 기대하는 그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아직까지 가장 좋아하는 스타와 키스를 하기 전, 하는 도중, 한 후에 사람들의 행복 수준을 추적한 연구가 실시된 적은 없지만, 다른 긍정적 경험에 대해 비슷한 조사가 실시된 적은 있다.

그 한 예로 12일짜리 가이드 동반 유럽여행에 나서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여행을 하고 있는 기간보다는 여행출발 한 달 전에 여행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네덜란드의 휴가자 1,000명을 조사했던 연구팀은 휴가와 관련해 가장 큰 행복은 휴가를 기다리는 기간에 발생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론에 의하면 우리는 기다리는 기간을 늘려야 하며, 한 번의 큰 휴가보다는 여러 번의 작은 휴가를 내는 것이 행복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건(여행이나 고급 식사, 비싼 샴페인 등)을 구매하는 날과 실제로 받는 날 사이의 기다리는 시간 동안 우리는 기대감과 계획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앞으로 갖게 될 물건이나 경험을 미리 즐겨보고(토스카나의 시골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상상을 한다거나), 그것을 위해 계획을 세우거나 준비할 수 있는(고급 식당에 가기 전날 굶는다거나) 기회를 갖게 된다.

 

모든 관련 연구를 고려할 때 한 가지 분명히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원하는 물건이나 경험을 얻기 며칠 전, 혹은 몇 주 전에 돈을 지불하라는 것이다. 반드시 앞으로 기대하는 시간을 만들라는 말이다. 그런데 빠르고 편리한 신용카드의 출현으로 많은 사람이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 지불하고 나중에 즐기는 대신,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지불한다. 이런 정반대의 방법은 충동구매를 부채질할 뿐만 아니라 내 계산으로는 7대 죄악 중 최소한 네 가지를 저지르게 만든다. 탐식, 탐욕, 나태, 색욕. 원하는 만큼 충동구매를 해도 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더라도 이런 식의 즉각적 만족을 위한 구매는 지속적인 충족감을 줄 수 없다. 차라리 휴가를 연기하고, 비싼 포도주를 저장해두고, 신제품 배송을 다음 달로 잡는 것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이다.

 

- 이 내용은 <행복의 신화(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2013년 3월 출간 예정)>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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