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보다 히피문화와 사회운동 선언문이 시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컬트가 되라>

읽어보면 좋은 책 2012.10.17 11:09

시장 조사 대신 히피의 문화를 체험하고 사회운동가들의 선언문을 탐독하라.”

 

사회운동을 촉구하는 듯한 이 구절이 마케팅 책의 한 주장이다. 왜 저자들은 이런 얘기를 할까?

흔히 스타벅스의 성공 원인을 커피가 아니라 커피의 향기를 판다.’ ‘문화적인 만남의 장소와 같은 코드로 분석하지만 저자들은 다르게 본다. 비슷한 시기에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격에 고급 커피와 사교공간을 제공하던 커피전문점은 무수히 많았다. 그러나 스타벅스처럼 성공한 곳은 없었다. 저자들은 스타벅스가 성공한 것은 고급스럽고 비싸지만 대중화하기 어려운 커피 문화를 대중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번안해서 제공하는 문화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에서 찾는다. 그 사회적 배경으로는 전후 미국 경제의 성장으로 넓어진 중산층이 존재했다. 이렇게 보면 스타벅스의 정체 내지는 추락 역시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기업영농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바탕으로 부상한 유기농 열풍, 슬로푸드운동의 흐름이야말로 스타벅스가 비슷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입지를 넓힐 기회였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커피와 더불어 팔 수 있는 것, 즉 제품 중심의 사고에 갇혀서 정크 푸드에 진출하면서 맥도날드와 경쟁함으로써 자신의 독특한 문화적 입지를 잃어버리고 싸구려 대중제품으로 전락했다. 사회경제적 배경을 깔고, 문화를 키워드로 하는 저자의 분석은 매우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다. 그리고 market share가 아닌 mind share라는 개념도 신선했다.

 

저자는 문화 전략의 갈래를 다음과 같은 6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념적 대결 구도를 유발시키다 (벤앤제리, 퓨즈)

기업을 신화화 하다 (잭다니엘스, ESPN)

반동적 이념을 부활시키다 (잭다니엘스, 말보로)

문화자본 트리클다운 (스타벅스, 비타민워터, 팻타이어)

문화적 캐즘을 건너다(나이키, 스타벅스, 팻타이어)

문화적 주짓수 (벤앤제리, 퓨즈)

 

늘 제품 혁신을 고민하지만, 혁신 제품으로도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들이 제안하는 문화를 통한 새로운 브랜드 구축 전략은 매우 통찰력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책의 내용 중 벤엔제리의 사례를 요약 소개한다.>>

- 벤엔 제리는 현재 유니레버에 인수되어 유니레버 안에서 2, 3위 브랜드가 되었다.

 

미국 고급 아이스크림 업계의 강자 벤 앤 제리의 사례는 책 속에 소개된 다른 사례에 비해서도 매우 독특하다..

벤과 제리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대항문화의 보헤미안적인 이상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막차로 아이스크림 업계에 들어왔다. 게다가 1970년대 초반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헤미안의 이상을 표방하며 시작했던 비즈니스는 거의 대부분이 파산했다. 소규모로 성공한 이들도 간혹 있었지만, 주목할 만큼 크게 성공한 비즈니스는 없었다. 그런데 벤 앤 제리는 그런 하위문화의 틀을 깨고 나와, 최고의 고급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초창기 벤 앤 제리는 버몬트 주 벌링턴과 인근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자들을 목표 소비자층으로 삼아 크게 성공했다.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히피들이 시골에 둥지를 틀고 공동체를 만들어 귀농 이념이 싹텄던 1969, 롱아일랜드의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중 벤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도예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중퇴한 다음,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 주 외곽의 하이랜드 공동체라는 실험학교에 공예 교사로 취직했다.

하이랜드 공동체는 전형적인 농촌 공동체로 교직원과 학생들이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고 농장에서 기른 소에서 우유를 얻었다. 3년 후 건축법 위반으로 공동체가 문을 닫자 벤은 당시 실업자였던 친구 제리를 불러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했다


그들은 상당한 규모의 대항문화 공동체가 있는 지방 대학도시들 중에서 버몬트 주 벌링턴을 선택했다. 그들은 12천 달러를 어렵게 마련하여 버려진 주유소를 빌려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했다.

가공되지 않은 간단하고 신선한 자연 식재료만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그들은 볶은 곡물과 손으로 직접 부순 땅콩캬라멜 그리고 버몬트지역에서 생산되는 메이플 시럽같은 재료로 아이스크림의 향을 냈다. ‘벤 앤 제리 홈메이드라는 상호는 작고 친밀하고 전근대적인 느낌이었는데 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저자들은 벤 앤 제리가 자사의 브랜드와 귀농운동을 이념적으로 일치시키고, 산업화된 거대 기업영농에 대한 반대세력으로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매우 광범위한 문화코드를 사용했다고 평가한다.


벤 앤 제리가 15주년이 되어 사업을 확대할 때 벤은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를 이념에서 찾았다. 벤 앤 제리를 레이거니즘의 비즈니스 이념과 정치에 대항하는 믿을 수 있는 도전자로 포지셔닝하자는 것이었다. 브랜딩 목표는 정해졌으니 이제는 그 방법을 결정해야 했다벤 앤 제리가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첫 번째 길잡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1984년 벤앤제리는 자금이 필요했는데 귀농운동의 이상을 반영하여 지역의 농부와 그들의 가족 그리고 공동체 회원들에게 주식을 공개했다. 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소 투자액을 125달러로 책정했다. 1800 가구가 벤 앤 제리의 주식을 매입했는데, 버몬트 주 전체 주민 100명당 한 명꼴로 벤앤제리의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이처럼 금융가의 상식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주식공개로 월가를 단숨에 전복시키자, 벤앤 제리는 버몬트 주를 비롯하여 인근 여러 주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두 번째는 찐빵인형은 무엇이 두려운 걸까?” 켐페인이었다.

19843월 벤은 하겐다즈의 모기업인 필스버리 컴퍼니가 식품 소매상들에게, 만일 벤 앤 제리 아이스크림을 계속 판매한다면 거래를 끊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하겐다즈의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이 70퍼센트가 넘었기 때문에 소매점들도 굴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법적 투쟁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소송에 소요되는 막대한 시간과 돈을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 벤은 필스버리는 레이거니즘의 비즈니스 화신이자 약탈자이고, 벤엔제리는 귀농운동의 원칙에 입각한 대안적 중소기업이란 대결 구도에 불을 붙일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 수단으로 찐빵인형은 대체 무엇이 두려운 걸까요?”라는 캠페인이 탄생했다. 이것은 필스버리의 유명한 마스코트, ‘도우보이Doughboy’를 비꼬는 말이었다. 벤 앤 제리는 그 캠페인 문구를 언론홍보자료로 대대적으로 배포했고, “3,948,100,100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찐빵인형과 맞붙은 작은 벤앤제리를 알리는 유인물을 제작했다. 유인물 뒷면에는 개개인의 직접 행동강령을 포함시켰다. ‘연방통상위원회와 필스버리 이사회 회장에게 보내는 항의 편지 보내기, 버거킹 등 필스버리의 다양한 하위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등의 행동지침이었다. 그리고 찐빵인형 핫라인을 열어 소비자들과 소통했다.

벤 앤 제리는 찐빵인형캠페인을 통해 귀농운동의 인도적 이상으로 레이거니즘에 대항하는 유쾌한 히피 약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캠페인에 힘입어 벤 앤 제리 아이스크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1985년 매출이 250퍼센트나 성장했다. 이듬해인 1986년에도 매출이 두 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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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어를 직접 번역한 이야기의 보고 <마하바라따>

읽어보면 좋은 책 2012.10.08 15:46

<마하바라따>의 완역본 20권 중 일차분 5권이 드디어 나왔다.

박경숙 선생께서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직접 번역하고 주해를 달고, 새물결 출판사에서 펴냈다.


비록 나는 못하지만, 대한민국 출판계가 이런 책을 낼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게 출판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


20년에 걸쳐 번역한 초벌 원고만 A4 용지로 5만장에 달했다고 한다. 

역자는 잘 모르지만, 최신 인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세상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를 가진 새물결 주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출판인 중 한 명. 그로부터 이 책을 준비중이란 얘기를 들은 게 벌써 몇년 전이니 그 동안 쏟았을 역자분과 출판사 분들의 노고가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도인들의 “<마하바라따>에 없는 것은 세상에도 없다.” 는 얘기가 허언이 아닐 만큼 우주적 구라의 향연이 펼쳐지며, 또한 간디가 늘 곁에 두고 볼 만큼 세상과 삶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사유의 실마리를 던져준다.(고 한다. 나도 이제 읽기 시작한 처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마하바라따>에 비한다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오히려 순진하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룬은 “나의 오랜 꿈은 <마하바라따>를 영화화하는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신문 소개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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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팟캐스트 '어쩌다 책 읽기'

읽어보면 좋은 책 2012.10.04 10:20

내용 있는 좋은 책을 소개하면서도

재미있고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가 있다.

제목은 "어쩌다 책읽기"


- 알라딘 US 사장이 한윤경씨와 진행한다.

- 조선역사, 자기계발, 한국 소설 등 매주 분야를 돌아가며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책을 소개한다.

- 매주 1권을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 천명관, 알랭드보통, 이덕일 등 교양 수준에서 의미있는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소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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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아름다웠던가_

읽어보면 좋은 책 2011.06.29 16:08


그 때,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그 때,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 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시간,

허수경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자명한 산책,
황인숙


시를 읽기에 적합한 절기,라는 것이 있을까요?
오히려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겠지요, 시를 찾는다는 것은.
저에게는 이모 같고, 선배 언니 같은,
이사가서 책장 정리를 할 때마다 늘 신경을 곧추 세우고 책장의 가장 좋은 자리를 내어 주는 시집들이 몇 권 있습니다.
허수경과 황인숙, 황인숙과 허수경이 그녀들입니다.(이렇게 번갈아 앞으로 이름을 한 번씩 다 빼주어야 해요. 그렇지 않음, 그녀들이 서운해 한답니다;)

매화꽃이 흐드러질 때도
수영장의 선베드에 누워서도
코 끝에 알싸한 가을바람이 스며들 때도
머플러를 두 개나 둘러도 추운 날에도
언제 읽어도 늘, 늘 좋지요.

흥에 겨울 때는 큰 소리로 낭독을 해도 좋겠습니다.
위의 시, 두 편만 보자면 명쾌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허수경에 빠지면 끝 없는 고독감과 마주할 것이요,
황인숙에 빠지면 생의 비루함과 직면할 것입니다.
뭐, 그런들 대수랍니까.
어느 순간 그녀들을 다시 읽다 보면 포기하지 못하는
사랑과 삶에 대한 따뜻함, 유머를 느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함께해도 좋은 허수경과 황인숙, 황인숙과 허수경을 권합니다.
우기 중에도 좋습니다.
 



여담이지만,
맨 위의 허수경 시인의 저 시는 예전 애인에게 하사받은 시랍니다.
그 시절이 300만 년 전처럼 느껴지는 것은 제가 요 사이, 워낙에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지,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그리고 그 아래 황인숙 시인의 시는 역시나 예전 애인과 헤어지면서 제가 (무려!) 손수 적어 주었던 것이지요. 물론, 그 뒤로도 여러 달 더 만나긴 했습니다만.
그러던 중 시간이 흘러 작년 생일에 저 시를 품은 시집을 친구로부터 선물받았답니다.
저 시에 갈피까지 꽂아서 말이지요. 
그 친구의 숨은 뜻은 '이제 그만 나를 들볶아대라'였습니다...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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