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는 왜 행복에 해로운가?

뢰벤스타인이 사고실험을 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와 키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사람은 당신이 평소에 정말로 동경하던 뛰어난 배우이다. 이 키스는 3시간 후에 하거나 혹은 3일 후에 할 수 있다. 당신이라면 언제 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3일을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12일짜리 가이드 동반 유럽여행에 나서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면 여행을 하는 기간보다는 여행출발 한 달 전에 여행에 대해 훨씬 더 기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종류의 심리학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기대가 주는 행복감이 실제 행동할 때의 행복감보다 더 크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그러니 행복감을 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에 기다리는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즉 미리 지불하고 실제로 받기까지 기대감을 즐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행복감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신용카드는 정반대로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지불하도록 만든다. 이런 정반대의 방법은 충동 구매를 부채질하고 우리의 행복을 앗아간다.

<행복의 신화(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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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순간은 재생하고 불행했던 순간은 분석하라(행복의 신화)

과거 경험에 대한 보유효과와 대조효과

 

 

과거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과 태도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태도가 현재와 미래의 삶과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경우 이는 중요한 문제이다. 중년 이후를 지배하는 과거와 건강을 둘러싼 '행복의 신화'에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이다.

 

행복의 신화 저자인 류보머스키가 몇 명의 동료와 함께 쓴 ‘행복과 기억이라는 논문은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대조 효과contrast effect’를 구분하는 것이 그 중심이다.

 

이런 경우를 한 번 생각해보자. 파리에서 보냈던 1년이라는 환상적인 기간이 나의 경험 계좌에 기여해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보유효과endowment effect이다. 하지만 파리에서 보낸 시간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앞으로 겪게 되는 생활의 경험에 대해 불리한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 하는 경험들이 파리에서의 경험만큼 환상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대조 효과contrast effect이다.

 

우리가 좋았던 옛날과 현재를 대조한다면 이것은 우리를 덜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의 경험을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대조효과는 불행한 옛날과 현재를 비교할 때도 일어나는데, 이 경우에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거나 최소한 덜 불행하게 해준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통찰은 인생의 특정한 사건이 어떤 효과를 가질지 우리가 언제나 알 수는 없다는 점이다. 첫사랑, 첫 아이의 탄생, 근사한 저녁식사는 분명히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경험에서 나온 기쁨이나 흥분, 새로운 의미는 현재의 작은 기쁨이나 실망과 부정적인 대조를 이룰 수도 있다. 그래서 만성적 슬픔과 고통스러운 향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시험해보기 위해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일련의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미국 대학생들에게 어린 시절의 사건들을 회상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인 성인들에게는 군대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미국인이나 이스라엘인이나 일반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삶에서 긍정적 사건들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었다. , 마음을 뒤흔든 사랑이나 오랫동안 바랐던 목표의 성취, 훈장의 획득 등에서 기쁨이나 즐거움을 뽑아냈다.
  •  반면에 자신이 일반적으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사건들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질병이나 실연, 전쟁에서 전우의 죽음, 심지어 사소한 상처의 경험을 생각할 때도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에 연연했다. 그런 경험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서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다.
  • 대조 효과에서도 일반적으로 행복한 참가자들은 보다 건강하고 적응적인 전략을 채용한 걸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현재를 과거의 부정적 경험과 대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훨씬 형편이 좋아졌죠.”와 같은 식으로.
  • 반면에 만성적으로 불행한 사람들은 현재를 과거의 긍정적 사건들과 대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때의 삶이 훨씬 흥미진진했었죠.”식으로.


이런 결과는 상관관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거를 다르게 회상하는 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행복한 상태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몇 가지 교훈을 전해준다.

 

첫째, 인생의 사건이 가져오는 궁극적 결과는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결과를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셋째, 우리가 선택한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 우리의 당장의, 그리고 지속적인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절정이 지났다고 믿는다면 이 연구에서 만성적으로 불행한 참가자들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 현재를 장밋빛 과거와 대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과거에 대해서는 보유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쁜 과거에 대해서는 대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마음속에 있는 파리의 추억’을 어떻게 할까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한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인공 릭 블레인이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내 인생의 전성기는 잉그리드 버그먼이 연기한 일사 런드와 파리에서 보냈던 시간이고, 가장 로맨틱한 도시에서 미친 듯이 로맨스에 몰두했던 때라고 느끼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그 로맨스는 끝나야 했고, 지독하게 끝나버린 뒤 이제 남은 것은 기억뿐이다

 


이 기억은 당신에게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 기억이 미래의 모든 행복을 영원히 약화시킬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당신은 언제나 미래의 관계를,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그때의 아름다운 로맨스와 대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마음대로 통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냐 류보머스키가 학생들과 진행했던 연구에서 한 가지 유망한 전략이 제시되었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때와 가장 불행했던 때를 반복적으로 재생하거나 체계적으로 분석하도록 요구하는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참가자들은 긍정적 사건을 재생한 후, 그리고 부정적 사건을 분석한 후에 더 행복해졌다. 다시 말해 과거의 멋진 일을 회상할 때는(결혼식이나 목표를 이룬 날 등) 우리는 그것을 해부하거나, 설명하거나, 부분들로 나누어 분석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질문도 너무 많이 하고 싶지 않다(‘왜 이 일이 일어났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기분이 어땠나? 내가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날이 달라졌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다가는 그 경험에서 재미나 마법을 제거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은 특별한 것을 떼어내서 평범한 것으로 변형시켜버리는 짓이다. 가장 적합한 전략은 긍정적 사건의 기억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비디오를 반복 재생하듯이 재생한다.

 

역으로 가장 불행했던(혹은 가장 큰 트라우마를 남긴) 순간을 생각할 때는 위에서 설명한 것을 정확히 반대로 해야 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가장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 기억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받아들이고, 거기서 의미를 얻고, 극복하는 것이다.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특정 사건이 왜 일어났고, 그것 덕분에 내가 어떻게 성장했고, 그와 연관된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차근차근 글로 쓴다. 글로 써도 되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도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노력과 시련을 이해하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연관을 발견하고,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수 있다.

 

- 이 내용은 <행복의 신화(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2013년 3월 출간 예정)>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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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적응 - 결혼의 기쁨은 왜 2년을 넘기지 못하는가(행복의 신화)

결혼을 둘러싼 행복의 신화


과학적으로 내(소냐 류보머스키)가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쾌락적응hedonic adaptation 현상이다. 인간은 삶의 대부분의 변화에 대해 점차 길들여지거나 단련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현재 심리학과 경제학 분야에서 상당히 뜨거운 주제인 쾌락적응은 승리의 쾌감도, 패배의 고통도 왜 시간이 지나면 약화되는지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정말 흥미로운 점은 쾌락적응이 긍정적 경험의 영역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멋진 전망을 가진 아파트에 입주하거나, 성형수술을 받거나, 승진을 해서 내 사무실을 갖게 되었을 때 개선된 상황 덕분에 행복은 즉각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며칠 혹은 몇 주, 몇 달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개선된 새로운 상황을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게 되어 새로운 기대치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결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연구를 통해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 행복이 상당히 증가하지만, 이 증가는 단 2년 정도만 지속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년이 지나면 신혼부부였던 두 사람은 각각 약혼 이전의 자신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낮잠을 자면 한 시간 행복하고

        낚시를 가면 하루가 행복하고

        결혼하면 한달이 행복하고

        유산을 물려받으면 일년이 행복하며

        남을 위해 살면 평생 행복하다.

     * 긍정심리학계의 주목받는 신진 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 강의 슬라이드 캡처

 

 

진화적 적응의 결과 - 열정적 사랑과 동반자적 사랑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운이 좋다면 연구자들이 열정적 사랑passionate love이라고 부르는 상태를 경험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적 사랑은 동반자적 사랑companionate love으로 바뀐다. 열정적 사랑이란 깊은 갈망, 욕망, 끌림의 상태인 반면, 동반자적 사랑은 깊은 애정과 유대감, 호감으로 구성된다. 당신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혹은 과거에 경험했던 사랑이 어떤 종류의 사랑인지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문장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는지 판단해 보라.

  • 열정적 사랑이란

- 온종일 상대가 생각나기 때문에 일하기가 어렵다.

- 상대에게 너무나 몰입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약간의 관심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 상대가 나를 거절할까봐 너무나 무섭다.

 

  • 동반자적 사랑이란 

- 상대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좋아할만한 사람이다.

- 나는 상대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나는 상대의 판단력을 크게 신뢰한다.


열정적 사랑이 오래 지속될 수 없는 데는 진화론적, 생리학적, 현실적인 여러 이유가 있다. 감히 추측하건대 우리가 계속해서 상대에 대한 생각만 한다면, 그리고 매일 여러 번씩 섹스를 나눈다면 우리는 아마 직장에서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할 것이다. 직장뿐만 아니라 아이들이나 친구들, 혹은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데도 소홀해질 것이다. 실제로 미친 듯 사랑에 빠지는 일은 중독이나 나르시시즘과 유사한 면이 있어서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경우에도 연애 초기의 고조된 열정과 화학적 이끌림은 2년 내에 중립적 상태까지 내려오며, 이후 연애관계는 단단한 약속 관계 혹은 결혼관계로 바뀐다. 신혼기의 전형적 즐거움이나 여유는 집안일로 바뀌고, 서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게 되며,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호응해주려는 노력도 느슨해진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자들이 얘기하듯이, 열정적 사랑이나 동반자적 사랑 모두 인간의 생존과 생식에 필수적이다. 짝을 짓고 모든 에너지를 새로운 관계 형성에 쏟아 붓기 위해서는 열정적 사랑이 필수적이지만, 유전자를 재생산하고(자녀를 갖는 것) 그것이 살아남아 번성할 만큼 오랫동안 헌신적이고 안정된 배우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적 사랑이 중요하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갈 점은 두 종류의 사랑이 각기 특유한 형태의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열정적 사랑은 보다 짜릿한 형태의 행복을 주고 동반자적 사랑은 보다 의미 있는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결혼 초기의 열정과 환희가 자연스럽게 약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오랜 배우자 관계가 지속적으로 우리의 욕망과 소망을 충족시킬 수단이 돼야 한다는 기대는 잘못된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연애에 대한 기존 관념 때문에 우리가 결혼의 기능이나 복잡성, 전형적 경로를 잘못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우리가 갈망하는 열정이나 만족, 친밀감, 영속성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실망하게 된다. 열정이 줄고 지루해지며, 사소한 불만을 겪는 현재의 배우자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 우리는 결혼에 대한 이런 가정들을 다시 검토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디까지가 지극히 일상적인 과정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지속적 관계에 대한 쾌락적응을 극복하거나 미연에 방지하거나, 적어도 늦출 수 있는 몇 가지 비결을 알고 있다. 그 첫 번째는 행복의 신화에서 벗어나 이 현상이 보편적인 일임을 알고, 우리 관계에서도 이 현상이 진행되는 게 극히 정상적임을 인정하는 일이다. 내가 느끼는 실망과 불만족 뒤에는 행복의 신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 내 경험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개선할 방도를 찾을 수 있다.

그 다음은 조금 어렵다. 나의 배우자(그리고 인생의 다른 것들)를 점점 당연시하게 되는 이 과정을 늦추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생활에 주기적으로 새로움, 다양성, 놀라움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 중 다양성에 대해 살펴보자.


쾌락적응을 막는 한 방법 - 다양성의 주입


어떤 일이나 사람에 익숙해지는 것을 막는 한 가지 방법은 일상적인 방식을 깨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경험을 방해당하면 그 경험이 더 즐거워진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얼핏 이 주장은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재미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그 즐거움과 만족감은 조금씩 감소한다. 이것은 우리가 그 프로그램을 덜 즐기게 되어서가 아니라 즐거운 감정(혹은 재미나 기발함, 서스펜스)을 느끼는 데 차츰 익숙해지면서 그 감정이 새로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우리에게 더 강한 감정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더 즐거운 충격이 필요하다. 따라서 방해 행위는 경험이 익숙해지는 과정을 교란하고, 경험을 리셋시켜서 더 강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마사지나 대화 중간에 잠시 쉬는 것은 그 경험을 재개할 거라는 기대를 증가시키고, 앞으로 하게 될 경험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변화가 어떻게 관계를 바꾸는가에 관한 실험


사랑에 관한 최고 권위자인 뉴욕대학교의 아트 아론Art Aron 교수는 커플들에게 실험실에서 (7분짜리) 아주 짧은 과제를 수행하도록 시켰다. 과제는 중립적인 것과 참신하고 생리적으로 자극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커플이 낯선 방 안에서 7분 안에 경험할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을 생각해내기는 쉽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다소 괴상한 과제를 고안해냈다. 커플이 한쪽 손목과 발목을 서로 묶은 채 손과 무릎만으로 기어서 9미터짜리 매트 위에 놓인 장애물을 건너가는 과제였다. 건너는 동안 두 사람의 머리나 몸 사이에 원통형의 베개를 끼워서 떨어뜨리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도록 했다. 중립적 활동은 매트를 기어서 건너기는 하되 일차적 목표는 상대에게 공을 굴려주는 것으로 했다.


실험 결과 데이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이든, 결혼한 지 오래된 커플이든 상관없이 중립적 활동을 함께 한 커플보다는 참신한 활동을 한 커플이 활동 후에 다음과 같은 진술에 대해 더 동의했다.


나는 내 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을 때 행복하다.’

나는 내 짝을 생각할 때 짜릿한 느낌을 받으며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활동 참여 후에 미래 계획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커플들을 관찰한 결과였다. 짜릿한 활동을 한 커플이 지루한 과제를 한 커플보다 서로에 대한 긍정적 행동이 더 많이 증가했던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기어가기 과제를 수행할 때 커플들이 얼마나 많이 웃음을 터뜨렸을지는 충분히 상상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과제가 진부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런 과제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서로를 더 가깝게 느끼고, 따뜻하게 느끼며, 심지어 서로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짧은 활동만 해도 그 효과가 7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나가서 노끈과 원통 베개를 사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흥미진진할 것 같고 둘 다 좋아할 것 같은 활동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의 관계에 비슷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짜릿하고 참신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예컨대 우리는 암벽 등반을 하면서 느끼는 불안감을 상대에 대한 매력이 증가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상호 의존성과 친밀감을 높여주고(매트 위에서 기어가기처럼 많은 활동이 협동을 필요로 한다), 서로에 관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주고(커플들에게 서로에 관한 내밀한 질문이 적힌 카드를 뽑아서 돌아가며 대답하도록 한 연구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고(즐거움, 자부심, 호기심, 기쁨 등) 추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혼생활을 비롯한 삶의 모든 일이 더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 이 내용은 <행복의 신화(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2013년 3월 출간 예정)>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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