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토리텔링의 5가지 요소 4. - 악당 - 깨달음 - 변화

스토리텔링에 관한 4회의 연재 마지막 포스트입니다.

1. 좋은 스토리텔링이 갖춰야 할 5가지 요소    2. 열정   3. 영웅(주인공

4. 악당(장애)- 깨달음 - 변화


미드<하우스>를 통해 보는 스토리텔링에서 악당의 역할

                   - 열정-주인공-영웅-악당-깨달음-변신(변화)

 

미드 <하우스>의 주인공인 하우스 박사는 보통의 주인공과는 매우 다르다. 그는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한다. 의료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고, 늘 질겅거리며 껌을 씹듯이 진통제를 입에 달고 산다. 그는 노골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는다. 자기애가 강하고, 강박적이며, 게으르다. 그가 세상을 보는 관점은 이렇다. “인간은 다 거짓말을 한다. 한 가지 차이점은 무엇에 관한 거짓말인가이다.”

이런 비호감 주인공(영웅)을 내세우면서도 드라마 <하우스>가 성공하게 된 한 가지 이유는 하우스의 행동이 아무리 악할지라도 그가 대적해서 싸우고 있는 악당들의 행위보다는 덜 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는 하우스를 용서하고 그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


매주 하우스는 비열하고 사악한 질병에 맞서 싸운다. 질병은 보통 매력적인 사람을 노리며, 게다가 치명적이다. 빠르게 악화되기도 한다. 우리는 매주 하우스의 첫 장면에서 그 회 방영분에서 상대하게 될 악당을 만난다. 다시 말해 악당으로 분한 질병을 만난다. 일단 적을 만나면 우리는 하우스와 합세해(그의 모든 인간적인 결점에도) 숭고한 싸움을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잘 설정된 악당이 하는 일이다. 청중이 이야기 속으로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것.


악당은 영웅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악당을 이해한다면 이야기를 이해한 것이 된다. 소설에서는 보통 악당이 인간으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우스>는 악당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의사라면 악당은 질병이 되고 주인공이 타이타닉에 승선해 있다면 악당은 가라앉는 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악당은 반드시 영웅이 행동하게끔 자극해야 하고, 또 고통 받게 해야만 한다. 고통을 극복하려 애쓰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는 우리가 싸울지 도망칠지 망설이는 순간을 맞아야 발산된다악당이야말로 스토리텔링에서 감정을 촉발시키는 존재이다.



 

하우스가 시작되면 아이든, 선생님이든, 경찰이든 한창 때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질병으로 쓰러진다. 우리는 곧 공동의 열정(혹은 동정)을 느끼며 걱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의 편이 되어서 대신 싸워줄 영웅 하우스가 등장한다. 이제 우리는 남은 한 시간 동안 가슴 졸이며 하우스가 자신이 대항해 싸우는 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악당은 매우 교묘하다. 질병은 몇 가지 말도 안 되는 증상들 속에 잠복하고 있다. 또는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에는 상호 배타적인 특성이 너무 많이 관련되어 있다(마치 우리가 직장 내에서 겪는 일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 병명을 알아내려면 정말 천재 의사가 투입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단 병명을 알아내면 치료는 시간 문제다. 하우스가 자신의 적을 간파하는 순간 치료는 빠르게 진행된다.

 

통찰력의 섬광하우스가 병명을 알아내는 깨달음의 순간은 보통 그가 적절한 줄거리를 찾아내고자 머릿속의 모든 정보를 훑어내려 갈 때 기적처럼 비친다. 종종 그는 자신의 질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빙빙 돌리며 병의 증상을 적어놓은 칠판을 노려본다. 이것은 휴 로리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그가 정말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는 말 그대로 정보를 자신 안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짜 맞추려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를 내면화 할 수 있도록 돕는 악당의 중요한 기능이다


영웅은 우리가 이야기까지 다가가는 길을 터주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받아들여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끔 하는 것은 바로 악당의 역할이다.


때때로 해답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 환자의 사소한 행동이나, 아무 생각 없이 엿듣게 된 중요치 않은 대화에 놓여있다. 하지만 해답을 찾는 순간은 늘 완전한 영감을 제공한다그러고 나면 치료는 신속하게 진행되고, 변신(변화)이 마무리된다. 이제 건강해진 환자는 병원을 걸어 나가고, 또 다시 하우스는 자신만의 악마와 싸우며 그의 재능을 요하는 다음 회가 될 때까지 홀로 남는다.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의 순간, 그 모든 것이 지나가면 환자는 건강한 사람으로 변신한다.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가 다 해결됐다.


악당을 설정할 때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1. 허수아비 악당은 만들지 말라.


그렇다고 악당이 너무 뻔하거나 허약한 존재로 만들면 이야기의 긴장감이 조성되지 않는다. 제약사 머크Merck가 바이옥스를 마케팅 하는 과정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바이옥스는 효과 좋은 진통제지만 처음 그것이 시판되었을 때 시장에는 이미 수많은 진통제가 나와 있었다. 게다가 바이옥스는 이부프로펜보다 그다지 나은 약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뛰어난 점은 있었다. 위장 점막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수술 후에 이부프로펜을 장기 복용한다면 위궤양을 앓게 되고, 혹시라도 궤양 증상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면 결국 피를 토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어떠한 의사도 그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우스>의 모든 회에서 여실히 증명하고 있듯이 의약품은 일종의 잠재적 위험물질이다. 따라서 머크사는 이부프로펜의 위험을 의사들이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관심을 끌기로 했다. 사실 의사들도 어느 정도는우리는 어떻게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머크에는 수많은 약품 외판사원이 있고, 그들은 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닌다)만약 자신들이 잘못된 약원가가 싸게 먹히고 흔한 약을 처방하여 환자가 위궤양으로 죽게 된다면 결국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 뻔한 일이고, 그렇게 되면 악랄한 변호사에 의해 환자를 보호하는 데 모든 책임을 다하지 않은 파렴치한 의사로 몰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교묘한 계획이었다. 바이옥스는 더 이상 고통과 싸우는 도구가 아니라 의료사고와 싸우는 도구가 되어 있었다. 어떤 의사가 그 도구를 사고자 서명하는 것을 꺼리겠는가? 바이옥스는 오늘날 대부분이 동의하듯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엄청나게 많이 처방되고 있다. 한편의 마케팅 신화다.



2. 악당을 악마로 만들어 그들과 완전히 등을 돌리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마리오 푸조는 영화  <대부The Godfather>을 통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친구를 가깝게 두어라. 하지만 적은 더 가깝게 두어야 한다.” 

당신이 스스로는 물론이고 고객이 악당에게 느끼는 감정을 거의 적대감이 될 때까지 밀어붙인다면, 자연히 악당과 멀어지게 되어 이야기의 추진력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악당이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수 있는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다. 투쟁이 필요한 이유는 영웅에게 깨달음의 순간을 주어 실제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하려 함이다. 적과 멀어진다면 그러한 교훈은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악당과 투쟁하는 동안 영웅은 악당이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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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토리텔링의 5가지 요소 3.- 영웅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워런 버핏은 미국 사회의 영웅이다. 그가 왜 영웅이 되었을까? 돈은 그의 친구인 빌 게이츠가 훨씬 많다. 미래를 예측하고 주식의 승자를 골라내는 선구안으로만 치면 그보다 탁월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낯선 땅에 막 도착한 여행객이라고 가정해보자. 잠시 차를 세우고, 방향을 가늠해보며 경치 좋은 장소를 찾는 중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디로 가야 할지 올바른 방향을 아는 일이다. 방향이 정해진 후에야 나머지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 이때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사람이 바로 영웅이다.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연다. 대개의 주주총회와는 달리 의례적인 요식절차가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 잔치임을 매년 그곳에 모여드는 14천 명 이상의 주주들이 증명해준다. 버핏은 회사의 모든 것을 주주들과 공유한다. 이 모임의 핵심 이벤트는 버핏과 그의 동료인 찰리 멍거가 중앙 무대에 올라서서 6시간 동안 청중들의 쏟아지는 모든 질문에 답변해주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매우 개방적이고, 정직하며, 정보로 넘쳐난다. 따라서 많은 부모가 단지 자신의 아이를 이 회의에 참석시켜서 경제를 가르쳐주기 위해서라도 큰 돈을 지불하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을 산다.

버핏은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 속에 포함된 이야기를 매우 주의 깊게 듣는다. 대답할 때, 그는 사실뿐만 아니라 사실을 감싸고 있는 감정까지 매우 유머러스하게 전달한다. 그는 아무도 감동시키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방식대로 보기를 강요하지도 않고,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는 단지 자신의 경험과 그동안 쌓은 지식을 모두 풀어놓고 그들과 공유하고자 할 따름이다. 그 과정에서 청중은 새로운 자기만의 관점과 이야기를 발견한다. 핵심은 버핏이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버핏의 이야기를 통해 청중 스스로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스스로를 신뢰하고, 그 계기를 만들어준 버핏 역시 신뢰하게 된다.

이것이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들은 복잡한 이야기의 문을 열어 당신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영웅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워런 버핏은 뛰어난 투자가이면서 동시에 매우 뛰어난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복잡한 개념을 몇 마디 적절한 단어로 쉽게 설명하는 뛰어난 글 솜씨 덕분에 그는 2005년 국가위원회가 수여하는 작가부문 상을 받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영웅은 이야기의 관점이 인격화된 상징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모든 이야기에는 영웅이 필요하다. 이야기마다 어울리는 영웅을 창조해 내는 것, 혹은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스토리텔링의 첫 번째 일이다.

 

영웅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영웅이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중요한 일을 수행한다.

 

1. 영웅은 우리가 모두 동등하다고 느끼도록 해준다. 만약 그러한 연대를 느끼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그를 거부할 것이다. 영웅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면 우리가 그와 아주 친밀해져야 한다. 우리가 영웅과 물리적 차원에서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영웅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 영웅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우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그의 관점에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주주들을 자신의 동료(partner)라고 부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계 최대 재벌 중의 한 사람임에도 버핏은 자신의 연봉을 10만 달러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는 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찰리와 나는 여러분에게 투자의 결과까지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분의 재산이 우리의 재산과 엄격하게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임은 약속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확히 여러분이 버는 만큼 벌어들이기를 원합니다.”

 

2. 영웅은 자신의 견해를 굽히지 않는다.

영웅에게는 그들이 지배하는 고유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리적, 감정적, 지적, 정신적 영역이다. 그들은 덴마크의 왕자이거나, 방금 강력한 검색 엔진을 발명했거나, 요술 강낭콩 3개의 주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엇을 지배하든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3. 영웅은 놀라게 하는 능력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 당신의 영웅이 놀라움을 선사할 때 그것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된다. 이야기꾼이 그러한 복잡성을 난데없이 불쑥 꺼내 놓는다면 설득력이 없다. 그러므로 진정한 생명력을 갖춘 영웅을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시켜야 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오는 깨달음의 순간 (영웅을 승리로 이끌고, 그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하는 순간을 기억해 보라)은 우리가 선택한 영웅의 자질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만약 스타워즈에서 이야기 초기에 루크 스카이워커가 제다이 기사가 되고자 하려는 장면이 없었다면, “포스를 신뢰하라, 루크라는 말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저 그런 대사에 그쳤을 것이다.

 

4. 영웅은 선한 사람이다. 미국의 전설적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가 병원으로 아이들을 방문해서 홈런을 약속한 다음, 모든 역경을 딛고 홈런을 쳐내는 것이 영웅 신화의 일부가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영웅이 되기 위해 반드시 초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대적 영웅은 초능력에 대항해 싸우는 경향이 있다. 만약 크립토나이트라는 약점이나 여자 친구의 오해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슈퍼맨에게 흥미를 잃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선해야 한다. 조금은 엉성할 수 있지만 반드 좋은 사람이어야만 한다.

 

요약하면 실제 생활에서의 영웅은 사람들을 함께 모아 그들이 서로 동등하다고 느끼게 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낸 후에 그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관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이다


전통적인 영웅의 역할을 가장 잘 해오고 있는 집단이 해병대다전 세계의 어느 부대든 상관없으니 미군 해병 장교의 사무실로 걸어 들어가 보라. 그러면 벽을 온통 장식하고 있는 역사적 물건들에 둘러싸이게 될 것이다. 베트남전 때부터 전해 내려온 부대 상징이 그려진 깃발, 한국전에서의 공로를 보여주는 군 장비 등. 한 명의 해병이 장교의 집무실에 들어가 책상 앞에서 차려 자세를 취하면, 그는 장교와 자기 자신을 연결하는 확실한 물증에 둘러싸이게 된다. 그러면 계급과는 상관없이 두 사람은 동등해진다. 두 사람 모두 해병이고, 그 무엇보다도 무사의 전통 안에 속해 있는 존재가 된다. 이것이 바로 벽에 걸린 모든 것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공유된 이야기는 아침에 군복을 차려입는 순간부터 모든 해병과 함께한다. 해병대 군복의 모든 요소는 과거의 영웅적 사건과 관련이 있다. 군복 바지를 타고 내려가는 붉은 색 줄무늬는 미 해병대 노래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몬테주마의 전당’, 즉 차풀테펙 전투에서 뿌려진 피를 기리는 상징이다. 해병 모집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상아 손잡이가 달린 맘루크 왕조의 칼은 트리폴리 해안에서 야만적인 해적을 상대로 싸웠던 맹렬한 전투의 상징이다. 아무 해병에게라도 이오지마나 장진호, 케산 전투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답하는 목소리의 어조가 달라진다. 앞에 나열한 전투의 승리는 역사적 사실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의 대답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 그 바탕이 되는 해병이 공유하고 있는 희생정신, 공동의 용기, 자긍심 등으로 확장되어 해병대 신화를 만들어간다.

요점은 이것이다. 워런 버핏처럼 솜씨 좋게 이야기를 시작해서 사람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업의 영웅도 중요하지만, 당신의 팀 전체가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구현해 낼 수 있는 공동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다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흔한 몇 마디 말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는 한 번 구전되면 생명력을 잃지만 당신과 당신의 팀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일을 하는지 일상의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는 하나의 생활방식이 되고 문화가 되어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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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토리텔링의 5가지 요소 2. - 열정



우리를 이야기하고 싶도록 만드는 근원적 힘은 바로 가슴 속의 열정이다. 열정을 가지기 위해서는 단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라는 질문이 이야기 속에 분명하게 들어 있어야 한다.

 

왜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걸까?

왜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표정과 눈빛, 목소리부터 다르다내가 관심 쏟는 일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다. 이 질문들은 그 출발점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이 열정을 펼치는 문제, 즉 자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세상을 상대할 때 가장 먼저 시도하는 일은 대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장례식에서 추도문을 읽는 것과 관에 들어가는 것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택할 것이다.”는 제리 사인펠드Jerry Seinfeld의 말처럼 대중 연설은 겁나는 일이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간은 작은 부족을 이루며 살아왔다. 따라서 다른 부족을 만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절대 혼자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무기가 없음을 보여주려는 방편이던 악수라는 관습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당시의 잔재다


몇 년 전에 미군은 최고의 군인이 되기 위한 자질이 무엇인지 연구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두려움 없음이 그 해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려움에 따르는 아드레날린 반응은 감각을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존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두려움 없음이 아니라 두려움이 전달하는 강렬한 자극을 재빨리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겨낸 후 임무를 완수하는 사람이었다. 전투에서는 이 능력에 삶과 죽음이 달려 있다. 이처럼 두려움을 느끼더라도 그것에 압도당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내려면 어떤 방법을 이용해야 할까? 모의실험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인간의 가장 깊은 두려움에까지 도달하지는 못한다.


군 정신과의사들은 간단한 시험을 실시했다. 실험 대상이었던 군인들에게 낯선 사람이 가득 찬 방에서 한 가지 주제에 관해 연설하게 하고, 그 반응을 지켜보았다. 군인들 모두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혈압이 치솟았으며, 입도 마르고,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정신과의사들은 초기 충격에서 보이는 생리적 반응을 가능한 한 빨리 극복하고 평상심을 되찾는 군인을 찾는 데 집중했다. 그것이 바로 지휘관의 자질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사의 경계에 있음을 느끼고자 이라크까지 갈 필요는 없다. 때때로 방안에 가득 들어 찬 낯선 사람 앞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익숙해지는 비결 같은 것은 없다. 전문 배우들조차 이런 군인들과 똑같은 신체적 반응을 보인다. 영국의 한 의학연구에 따르면 작품의 공연 첫날 밤 전문 배우들의 스트레스 정도가 교통사고 환자의 스트레스 정도와 맞먹는다.’라고 한다. 당신이 연설을 앞두고 트럭에 치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로렌스 올리비에조차도 연기 인생 내내 무대 공포증으로 고생했다고 하는데, 그는 동료 배우들에게 무대에서는 자신의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거의 공황상태에 가까운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두려움은 모든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다. 문제는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이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인간이 다 잘하는 것, 바로 이야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된다. 그것이 개인적이고 열정적일수록 더 좋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하는 것은 두 가지 직접적인 혜택을 준다.

첫째,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기억하기가 매우 쉬울 뿐 아니라 순간적인 강조 효과가 있다.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연설을 하려고 적어놓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면 청중은 연사의 목소리를 통해 그의 진정성을 들을 수 있다. 인간은 첫 만남에서 정확히 그러한 단서를 잡아내는 것에 능하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이미 오래 전에 제거되었다.


두 번째, 스토리텔링으로 시작함으로써 연설의 처음 60초 내에 호감도를 높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는 두 가지를 이룰 수 있다. 1) 사적인 것을 공유하는 것, 2)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미리 준비된 연설문이나 판매 문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님을 알리는 것. 이 때 주의할 것은 비즈니스에서 이야기를 농담으로 시작할 때 효과를 못 보는 주된 이유는 코미디언들은 사적인 일을 폭로하려고 농담하지만 비즈니스맨들은 농담 뒤로 숨어 자기를 감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폭로가 사실적이고 개인적일수록 농담은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전직 하원의장이었던 팁 오닐Tip O'Neill은 각 선거구에 도착할 때마다 짧게 연설한 후 선거자금을 모금했는데 그는 매번 연설하기 전에 후원자들에게 그 지역에서 가장 특색 있는 장소로 자신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다. 미주리 주에서는 트루먼 대통령의 생가, 조지아 주에서는 남북전쟁을 치렀던 전장, 그리고 나서 오닐은 그 지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장소를 다녀온 것에 관해 이야기하며 연설을 시작했고, 그 여행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 이야기했다. 그것은 개인적인 경험이지 각본이 아니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로 연설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도 있지만 그 위험부담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 위험하다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더 해볼 만하다. 사람들은 위험에 정면으로 부딪쳐 그것을 극복해 내는 사람을 주의 깊게 지켜본다. 우리는 모두 공중곡예사의 묘기에 넋을 잃는다. 불타는 타이어와 뒤틀린 금속 사이를 뚫고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자동차 레이서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위험부담이 도사리고 있지 않다면 그 어떤 것도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람들은 위기에 당당히 맞서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을 응원한다. 그가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여 열정적으로 책임지는 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가장 교묘하게 이용한 사람 중의 하나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19981월 클린턴은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을 치켜들고 전 국민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저는 그 여성르윈스키 양과 성적인 접촉을 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인 우리(2명의 저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머지않아 드러난 명백한 진실그 유명한 푸른 드레스 위에 묻은 DNA까지 포함해서에 반박당하는, 이 간단한 진술이 어떻게 클린턴의 지지기반을 오히려 더 강화시켜 주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심하게 공격당할수록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갔다. 마치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자기부상 하는 사람처럼.

클린턴은 진실성은 없었지만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이란 매우 미묘한 감정이지만,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이어 내려온 인류의 가장 존경받는 영웅들은 불을 시험하고자 했던 이들이며, 위기에 맞서 승자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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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토리텔링이 갖춰야 할 5가지 요소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제 활동에서 구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헐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 연기 지도 등의 활동을 하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일하는 리처드 맥스웰과 로버트 딕먼의 정의를 나는 가장 좋아한다.

(그들의 책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는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긴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도 스토리구성 관련한 부교재로 쓰일 정도로 탄탄한 내공을 갖추고 있다.)

 

이야기(스토리텔링)란 하나의 사실을 감정이라는 포장으로 감싼 것이다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게 만드는 감정으로.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은 먼저 사실(fact)에 기초해야 한다. 나아가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의 감정을 촉발하여, 궁극적으로는 무언가 행동에 나서도록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스토리텔링 하면, 무언가 이야기를 멋있게 꾸며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내가 저술 관련 강의를 할 때 자주 쓰는 간단한 예가 있다.

 

문장1) 나는 오늘 저녁, 태어나서 최고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문장2) 나는 김태희와 저녁을 먹었다.

 

문장1)처럼 수사를 아무리 덧붙여 표현하려고 애써도 듣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만큼의 믿음과 감흥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문장2)는 아무런 수식 없이 사실만 나열했지만 대번에 듣는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고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노래하는 가수가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과잉 분출하면, 곧 듣기가 부담스럽듯이, 글도 독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은 잘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책을 기획하고 저자들을 섭외하면서, 구체적인 사실을 풍부하게 알고 그것을 자기 나름의 일관된 관점으로 정리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절감한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사실에서 출발한다는 것의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좋은 스토리텔링이 갖춰야 할 요소들에 대해 두 사람의 책 내용을 통해 알아보자. (이하는 위의 책 인용입니다.)

 

1. 이야기가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2. 이야기를 꼭 말로 할 필요는 없다.

3. 적기에 하는 적절한 이야기는 우리가 스스로의 세상을 구성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테러현장을 방문한 부시 대통령이야기는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2001914일에 부시 대통령은 9·11 참사 현장에 방문했다. 그곳에는 3일 전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었을 때 사고현장에 묻혀버린, 거의 3천여 명에 이르는 희생자 가운데 아직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수색에 힘쓰던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었고, 부시 대통령은 그들 사이를 천천히 움직여갔다. 구조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쓰레기더미도 기어올랐고, 흰색 안전모를 쓰고 있던 한 소방대원에게 희망의 말을 몇 마디 건네면서 그의 어깨 위로 팔을 두르기도 했다. 그러다 누군가 대통령에게 확성기를 전달했다. 부시대통령은 무역센터의 잔해더미 위에 서서 군중을 향해 간단하게 몇 마디 했다. 그의 말은 감동적이었지만 그다지 기억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정작 잊히지 않는 것은 잔해더미 위에 서서 소방대원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침착하지만 강력한 어조로 군중을 향해 이야기하던 대통령의 영상이었다. 마치 액자에 끼워진 사진처럼, 한 장의 이미지로 압축되어 수백 개의 신문 1면을 장식했던 그 영상, 그것이 바로 이야기이다.

이것은 우리의 정의(위의 3가지)와 일치한다.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범의 공격으로 파괴되었다는 사실, 그것을 모든 국면에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대원의 어깨에 팔을 두름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단순하지만 지극히 강렬한, 감정이라는 포장으로 사실을 감쌌던 것이다. 희생자에 대한 연민과, 다른 이들을 도우려다 숨져간 이들에 대한 존경심, 그들의 희생을 결코 헛되게 하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결심이 사실을 감싸 안고 있었다. 되돌아보면 그 영상은 나라 전체가 집단 충격에서 빠져나와 무언가 해야만 한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그것이 바로 적절한 이야기의 힘이다.

 

이제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았으니 핵심 질문으로 나아가 보자. 어떤 것이 좋은 이야기인가?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근사해질까? 무엇이 이야기를 박스오피스(The box office)와 직장 상사의 오피스(The boss's office)에서 힘을 얻게 하는가?

이야기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직업인으로처음에는 오락산업에서, 최근에는 기업컨설턴트로서살아오면서, 우리는 성공적인 이야기라면 모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기본 구성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에 담긴 열정(Passion)

청중을 이끌어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영웅(주인공, Hero)

영웅이 반드시 맞서 싸워야 하는 악당, 혹은 장애(Antagonist or Obstacle)

영웅을 성장하게 하는 깨달음의 순간(A Moment of Awareness)

앞의 모든 과정을 거친 후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영웅과 세상의 변화(Transformation)


이것을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사람의 관점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열정 :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했을까? 왜 이 문제에 신경을 쓰는 거지? 이야기를 듣던 사람도 신경 썼을까?

2. 영웅(주인공) : 누구에 관한 이야기였지? 청자도 주인공의 관점을 받아들였을까?

3. 악당(장애) : 주인공이 어떤 문제에 직면했더라?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와 청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것일까?

4. 깨달음 :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무엇을 배웠을까? 이야기가 빛을 발하게 하려고 내가 사실에 덧붙여 놓았던 것은 무엇이지?

5. 변화 : 이야기 속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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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출발은 사실(facts)

출판 이야기 2011.07.12 11:56

최근에 고향인 인천과 관련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10년간 개인적인 인연만 남겨두었을 뿐 공적인 영역에서는 완전히 떠나 있었지만 인천은 여전히 내 고향이고, 내 머리와 심장은 인천과 탯줄로 이어져 있음을 다시 느끼는 즐거움도 덤으로 얻고 있다.

그런데 인천도 예외 없이 지역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또는 관광 진흥을 위해 “스토리텔링”을 중요한 화두로 삼아 정책을 만들고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짜장면이 탄생한 곳, 인천의 공화춘 건물>


“스토리텔링”만큼 쉬운 단어면서도 오용되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나는 리처드 맥스웰과 로버트 딕먼(<나도 5가지만 알면 스토리텔링 전문가>의 저자)의 다음과 같은 간단한 정의를 좋아한다.


“이야기란 하나의 사실을 감정이라는 포장으로 감싼 것.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게 만드는 감정으로.”


여기에서 중요한 단어는 ‘사실’과 ‘감정’인데,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텔링’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할 때 누구나 감정이나 상상력은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관에서 주도하는 경우는 대부분 지나치게 작위적이거나 목적에 맞춰 지어낸 이야기라서 사람들의 가슴에 여운을 남기지 못한다.

가장 폭넓은 독자층을 가진 허영만 화백은 만화가 중에서 가장 집요하게 취재와 자료 수집을 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조정래 선생이 소설을 쓸 때 얼마나 많은 자료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는지는 그의 <황홀한 글 감옥>에 잘 나타나 있다.

나무를 너무 좋아해서 중앙일간지 신문기자까지 때려치운 채 한 달에 기름 값만 백 몇 십만 원씩 들여서 팔도 구석구석까지 나무를 찾아 나서는 내 벗은 나무 이야기를 할 때 스무 살 청년의 빛나는 얼굴이 된다. 벗의 얘기를 듣다보면 나도 어릴 적 집 울타리를 이룬 참죽나무며 감나무 등속을 떠올리고 집에 돌아가서 식물도감 한번 들춰보게 된다. 그것이 진정 “스토리텔링”의 힘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사실에 대한 집요한 천착과 숙성을 바탕으로 그 위에 감정과 상상력을 얹을 때 스토리는 진정한 힘을 갖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근대의 타임캡슐’같은 인천의 속살을 하나하나 벗겨보는 작업을 어려운 여건에서도 꾸준히 해온 인천 분들을 만나는 것이 요즘의 내게 추가된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스토리텔링을 공부할 때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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