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출판

출판 이야기 2013.06.03 12:03

전자책 시대를 맞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흐름 중 하나가 린 출판(lean publishing)이다.

주로 변화가 빠른 IT 책을 중심으로 시작된 흐름이다.


기본적인 개념은 원고를 집필하는 과정에서부터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독자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면서 책을 완성해간다는 점이다.



애시 모리아가 ‘런닝 린’을 집필하는 과정을 정리한 다음 그림을 보면 실제 과정을 알 수 있다.


lean_02

(블로터닷넷에 실린 이중호 미래출판전략연구소장의 글에서 인용함)


애시 모리아는 자신의 창업과정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 글을 본 독자들이 출판을 권유해서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 이후 워크샵과 블로그 등을 통한 독자들의 반응을 반영하여 원고를 집필한다.

-. 전체 윤곽이 잡히면 미리보기를 만들고, 선주문을 받는다.

-. 선주문한 독자들에게는 PDF를 2주 간격으로 배포하여 수정 보완하며, 이후 초판을 출간한다.

 (1만부를 판매한 시점에서 오라일리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냈다.)

-. 출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업데이트가 되면 독자에게 자동으로 알림이 간다.


기존 출판에 비해 매우 다른 접근이다.


-. 기존의 책에서는 편집자의 손을 거쳐 완성된 원고만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린출판에서는 일종의 베타버전(초기 PDF 파일)의 개념을 도입했다.

   (완성된 원고가 아니라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출판이 된다.)

-. 책에 오류 혹은 업데이트할 내용이 있어도 다음에 인쇄할 때가 되어야 고질 수 있다.

   린출판에서는 매우 빠르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즉시 독자에게 제공된다.

-.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론 독자나 서점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있지만 이는 출판사의 의사결정자가

   판단하는 기초 자료일 뿐이다.

   린출판에서는 집필되는 원고를 두고 독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루어진다.


=> 무엇보다 큰 것은 두 가지 점인 것같다.

 -.  시장에 책을 출시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수준에서 대상독자와 내용과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다.

 -.  저자와 독자를 연결시키는 데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던 편집자를 거치지 않고도 출판이 진행될 수 있다.


린 출판을 개인에게 서비스해주는 회사도 생겼다. => https://leanpub.com/

저자는 무료로 가입하고, 출판 요청을 하면 드롭박스에 폴더가 만들어진다.

저자는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쓰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서 의견을 듣고 싶은 단계가 되면 쉽게 PDF로 만들어준다.

책쓰기가 완성되면 PDF, EPUB, MOBI(아마존킨들 형식)로 만들어 배포한다.

린펍 사이트는 책값과 상관없이 판매되는 책의 0.5달러를 수수료로 받는다.


오늘 처음 들어가봤는데 상당히 많은 책이 올라와 있고, 재미있게도 책 가격을 구매할 때 독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물론 최소가격은 있지만)


흥미있는 실험이다.


*[참고자료]

- 린 출판의 개념과 특징을 정리한 PPT 파일(영어)

- 린 출판에 대해 소개한 이중호 소장의 소개 글

저작자 표시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

세상 비즈니스를 모두 갑-을로 나누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판 이야기 2012.05.18 16:42
출판을 하면 인류를 3가지 gender로 분류하게 된다.

남자 , 여자, 그리고 저자

그런데 작년에 저자 한 분이 이런 생각에 도발을 해왔다.
계약서 안을 만들어 보내주자,
'갑' , '을'이 맘에 안든다며
저자, 출판사로 표현을 바꾸자고 했다.
그렇게 했다.
좋았다.

앞으로 모든 계약은 그렇게 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잘 안 된다.
내가 게으르다.
문안 고치고 시시콜콜 얘기하고...

문제가 이것뿐이라면 별일 아니다.
좀더 부지런해지면 되니까.

그런데 혹시 나도 '갑-을' 문화에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 문제다.

---------
그 분 책 서문 중에서 일부.
역시 좋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문학과 인문공간을 구분하게 되었다.
인문학은 보통 문학, 사학, 철학을 의미한다.

나는 문학보다는 문예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사학보다는 역사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철학보다는 사유를 좋아하게 되었다.

인문공간은 문예, 역사, 사유를 의미한다.

................................

이 책은 인문공간의 탐험기록서다."


저작자 표시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미국과 많이 다를 것 같다

출판 이야기 2011.11.07 18:25
교보 전자책 매출 2010년 20억원, 2011년 100억 예상된다고 한다.
아시아 경제에 따르면 전체 전자책 시장 규모는  400억 원 정도 예상.
학습서를 합친 종이책 시장은 2조 5천억 ~ 3조 정도에서 사람마다 조금 달랐으니 불황에다 다른 영향까지 감안하면 2조 5천억 정도로 볼 수 있으니 1.6%에 불과하나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게 중요한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킨들-아마존의 조합이 e-book 시장을 이끌었지만, 한국은 스마트 기기 - 이통3사가 성장의 기폭제가 된 듯하다. 이 차이가 한국의 전자책 시장을 미국과는 매우 다른 모양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1. 아마존은 전통적인 서점의 온라인 버전이었고, e-ink도 종이책을 읽는 경험에 가장 가까운 느낌을 주는 디지털 매체였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과 출판사-서점의 관계도 기본적으로는 출판 산업의 기존 질서를 계승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물론 애플, 구글의 가세로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지만,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분명히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스마트 기기들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자책을 중요한 콘텐츠의 한 축으로 접근하는 이통사들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출판 산업은 훨씬 파괴적인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출판에 대한 경험과 역사가 전혀 없는 집단이고, 콘텐츠 사업의 한 축으로 사업적으로만 사고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과거 출판을 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운영했던 인터넷 서점과, 자본/사업의 확장을 목적으로 인터넷 서점을 인수한 이후의 인터넷 서점을 비교하면 얼마나 더 냉정한 시장의 질서=수익성/사업성 중심으로 움직일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기존의 출판계 구성원과는 전혀 다른 예상치 못한 주체가 이 사업에 뛰어들 여지가 그만큼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전자책이 활성화되면 출판사의 입지가 좁아질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활성화되는 전자책 시장에 출판사들이 제대로 대응을 못할 경우,  입지를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길 가능성을 경계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우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올바른 고민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2. e-ink와 lcd 화면의 차이가 킬러 콘텐트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e-ink와 달리 스마트기기의 화면은 독서가 불가능한 단말이다. 종이책은 기본적으로 선형적인 논리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서를 위해서는 집중된 시간을 내서 몰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전자 잉크로 만든 킨들은 그런 특성을 어느 정도는 계승했다. 하지만 LCD 기기는 기본적으로 웹의 특징인 모듈화된 콘텐트들 사이의 하이퍼링크를 따라다니며 Skip & Scanning 방식으로 읽기에 적합한 화면을 가지고 있다. 추가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에 강점을 가진 기기이다. 독서하기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초기에는 기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바꾸어 유통하는 것이 어느 정도 통하겠지만, 시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 틈새를 뚫고 무엇이 솟아오를까? 즉, 킬러 콘턴트는 무엇일까?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영화가 아니라 연속극, 쇼 등이 새로운 킬러 콘텐트로 등장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작자 표시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