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토리텔링의 5가지 요소 4. - 악당 - 깨달음 - 변화

스토리텔링에 관한 4회의 연재 마지막 포스트입니다.

1. 좋은 스토리텔링이 갖춰야 할 5가지 요소    2. 열정   3. 영웅(주인공

4. 악당(장애)- 깨달음 - 변화


미드<하우스>를 통해 보는 스토리텔링에서 악당의 역할

                   - 열정-주인공-영웅-악당-깨달음-변신(변화)

 

미드 <하우스>의 주인공인 하우스 박사는 보통의 주인공과는 매우 다르다. 그는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한다. 의료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고, 늘 질겅거리며 껌을 씹듯이 진통제를 입에 달고 산다. 그는 노골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는다. 자기애가 강하고, 강박적이며, 게으르다. 그가 세상을 보는 관점은 이렇다. “인간은 다 거짓말을 한다. 한 가지 차이점은 무엇에 관한 거짓말인가이다.”

이런 비호감 주인공(영웅)을 내세우면서도 드라마 <하우스>가 성공하게 된 한 가지 이유는 하우스의 행동이 아무리 악할지라도 그가 대적해서 싸우고 있는 악당들의 행위보다는 덜 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청자는 하우스를 용서하고 그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


매주 하우스는 비열하고 사악한 질병에 맞서 싸운다. 질병은 보통 매력적인 사람을 노리며, 게다가 치명적이다. 빠르게 악화되기도 한다. 우리는 매주 하우스의 첫 장면에서 그 회 방영분에서 상대하게 될 악당을 만난다. 다시 말해 악당으로 분한 질병을 만난다. 일단 적을 만나면 우리는 하우스와 합세해(그의 모든 인간적인 결점에도) 숭고한 싸움을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잘 설정된 악당이 하는 일이다. 청중이 이야기 속으로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것.


악당은 영웅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악당을 이해한다면 이야기를 이해한 것이 된다. 소설에서는 보통 악당이 인간으로 등장한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우스>는 악당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의사라면 악당은 질병이 되고 주인공이 타이타닉에 승선해 있다면 악당은 가라앉는 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악당은 반드시 영웅이 행동하게끔 자극해야 하고, 또 고통 받게 해야만 한다. 고통을 극복하려 애쓰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는 우리가 싸울지 도망칠지 망설이는 순간을 맞아야 발산된다악당이야말로 스토리텔링에서 감정을 촉발시키는 존재이다.



 

하우스가 시작되면 아이든, 선생님이든, 경찰이든 한창 때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질병으로 쓰러진다. 우리는 곧 공동의 열정(혹은 동정)을 느끼며 걱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의 편이 되어서 대신 싸워줄 영웅 하우스가 등장한다. 이제 우리는 남은 한 시간 동안 가슴 졸이며 하우스가 자신이 대항해 싸우는 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악당은 매우 교묘하다. 질병은 몇 가지 말도 안 되는 증상들 속에 잠복하고 있다. 또는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에는 상호 배타적인 특성이 너무 많이 관련되어 있다(마치 우리가 직장 내에서 겪는 일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 병명을 알아내려면 정말 천재 의사가 투입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단 병명을 알아내면 치료는 시간 문제다. 하우스가 자신의 적을 간파하는 순간 치료는 빠르게 진행된다.

 

통찰력의 섬광하우스가 병명을 알아내는 깨달음의 순간은 보통 그가 적절한 줄거리를 찾아내고자 머릿속의 모든 정보를 훑어내려 갈 때 기적처럼 비친다. 종종 그는 자신의 질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빙빙 돌리며 병의 증상을 적어놓은 칠판을 노려본다. 이것은 휴 로리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으로, 그가 정말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는 말 그대로 정보를 자신 안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짜 맞추려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를 내면화 할 수 있도록 돕는 악당의 중요한 기능이다


영웅은 우리가 이야기까지 다가가는 길을 터주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받아들여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끔 하는 것은 바로 악당의 역할이다.


때때로 해답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 환자의 사소한 행동이나, 아무 생각 없이 엿듣게 된 중요치 않은 대화에 놓여있다. 하지만 해답을 찾는 순간은 늘 완전한 영감을 제공한다그러고 나면 치료는 신속하게 진행되고, 변신(변화)이 마무리된다. 이제 건강해진 환자는 병원을 걸어 나가고, 또 다시 하우스는 자신만의 악마와 싸우며 그의 재능을 요하는 다음 회가 될 때까지 홀로 남는다.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의 순간, 그 모든 것이 지나가면 환자는 건강한 사람으로 변신한다.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가 다 해결됐다.


악당을 설정할 때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1. 허수아비 악당은 만들지 말라.


그렇다고 악당이 너무 뻔하거나 허약한 존재로 만들면 이야기의 긴장감이 조성되지 않는다. 제약사 머크Merck가 바이옥스를 마케팅 하는 과정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바이옥스는 효과 좋은 진통제지만 처음 그것이 시판되었을 때 시장에는 이미 수많은 진통제가 나와 있었다. 게다가 바이옥스는 이부프로펜보다 그다지 나은 약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뛰어난 점은 있었다. 위장 점막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수술 후에 이부프로펜을 장기 복용한다면 위궤양을 앓게 되고, 혹시라도 궤양 증상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면 결국 피를 토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어떠한 의사도 그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우스>의 모든 회에서 여실히 증명하고 있듯이 의약품은 일종의 잠재적 위험물질이다. 따라서 머크사는 이부프로펜의 위험을 의사들이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관심을 끌기로 했다. 사실 의사들도 어느 정도는우리는 어떻게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머크에는 수많은 약품 외판사원이 있고, 그들은 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닌다)만약 자신들이 잘못된 약원가가 싸게 먹히고 흔한 약을 처방하여 환자가 위궤양으로 죽게 된다면 결국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 뻔한 일이고, 그렇게 되면 악랄한 변호사에 의해 환자를 보호하는 데 모든 책임을 다하지 않은 파렴치한 의사로 몰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교묘한 계획이었다. 바이옥스는 더 이상 고통과 싸우는 도구가 아니라 의료사고와 싸우는 도구가 되어 있었다. 어떤 의사가 그 도구를 사고자 서명하는 것을 꺼리겠는가? 바이옥스는 오늘날 대부분이 동의하듯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 엄청나게 많이 처방되고 있다. 한편의 마케팅 신화다.



2. 악당을 악마로 만들어 그들과 완전히 등을 돌리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마리오 푸조는 영화  <대부The Godfather>을 통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친구를 가깝게 두어라. 하지만 적은 더 가깝게 두어야 한다.” 

당신이 스스로는 물론이고 고객이 악당에게 느끼는 감정을 거의 적대감이 될 때까지 밀어붙인다면, 자연히 악당과 멀어지게 되어 이야기의 추진력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악당이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수 있는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다. 투쟁이 필요한 이유는 영웅에게 깨달음의 순간을 주어 실제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하려 함이다. 적과 멀어진다면 그러한 교훈은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악당과 투쟁하는 동안 영웅은 악당이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저작자 표시
신고

설정

트랙백

댓글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