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순간은 재생하고 불행했던 순간은 분석하라(행복의 신화)

과거 경험에 대한 보유효과와 대조효과

 

 

과거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과 태도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한 태도가 현재와 미래의 삶과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경우 이는 중요한 문제이다. 중년 이후를 지배하는 과거와 건강을 둘러싼 '행복의 신화'에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이다.

 

행복의 신화 저자인 류보머스키가 몇 명의 동료와 함께 쓴 ‘행복과 기억이라는 논문은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대조 효과contrast effect’를 구분하는 것이 그 중심이다.

 

이런 경우를 한 번 생각해보자. 파리에서 보냈던 1년이라는 환상적인 기간이 나의 경험 계좌에 기여해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보유효과endowment effect이다. 하지만 파리에서 보낸 시간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앞으로 겪게 되는 생활의 경험에 대해 불리한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 하는 경험들이 파리에서의 경험만큼 환상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대조 효과contrast effect이다.

 

우리가 좋았던 옛날과 현재를 대조한다면 이것은 우리를 덜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의 경험을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대조효과는 불행한 옛날과 현재를 비교할 때도 일어나는데, 이 경우에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거나 최소한 덜 불행하게 해준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통찰은 인생의 특정한 사건이 어떤 효과를 가질지 우리가 언제나 알 수는 없다는 점이다. 첫사랑, 첫 아이의 탄생, 근사한 저녁식사는 분명히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경험에서 나온 기쁨이나 흥분, 새로운 의미는 현재의 작은 기쁨이나 실망과 부정적인 대조를 이룰 수도 있다. 그래서 만성적 슬픔과 고통스러운 향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시험해보기 위해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일련의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미국 대학생들에게 어린 시절의 사건들을 회상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인 성인들에게는 군대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미국인이나 이스라엘인이나 일반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삶에서 긍정적 사건들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었다. , 마음을 뒤흔든 사랑이나 오랫동안 바랐던 목표의 성취, 훈장의 획득 등에서 기쁨이나 즐거움을 뽑아냈다.
  •  반면에 자신이 일반적으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사건들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질병이나 실연, 전쟁에서 전우의 죽음, 심지어 사소한 상처의 경험을 생각할 때도 부정적 생각이나 감정에 연연했다. 그런 경험은 현재까지도 이어져서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다.
  • 대조 효과에서도 일반적으로 행복한 참가자들은 보다 건강하고 적응적인 전략을 채용한 걸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현재를 과거의 부정적 경험과 대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훨씬 형편이 좋아졌죠.”와 같은 식으로.
  • 반면에 만성적으로 불행한 사람들은 현재를 과거의 긍정적 사건들과 대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때의 삶이 훨씬 흥미진진했었죠.”식으로.


이런 결과는 상관관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과거를 다르게 회상하는 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행복한 상태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몇 가지 교훈을 전해준다.

 

첫째, 인생의 사건이 가져오는 궁극적 결과는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결과를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셋째, 우리가 선택한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 우리의 당장의, 그리고 지속적인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절정이 지났다고 믿는다면 이 연구에서 만성적으로 불행한 참가자들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 현재를 장밋빛 과거와 대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과거에 대해서는 보유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쁜 과거에 대해서는 대조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마음속에 있는 파리의 추억’을 어떻게 할까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한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인공 릭 블레인이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내 인생의 전성기는 잉그리드 버그먼이 연기한 일사 런드와 파리에서 보냈던 시간이고, 가장 로맨틱한 도시에서 미친 듯이 로맨스에 몰두했던 때라고 느끼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그 로맨스는 끝나야 했고, 지독하게 끝나버린 뒤 이제 남은 것은 기억뿐이다

 


이 기억은 당신에게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 기억이 미래의 모든 행복을 영원히 약화시킬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당신은 언제나 미래의 관계를,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그때의 아름다운 로맨스와 대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마음대로 통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냐 류보머스키가 학생들과 진행했던 연구에서 한 가지 유망한 전략이 제시되었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때와 가장 불행했던 때를 반복적으로 재생하거나 체계적으로 분석하도록 요구하는 실험이었다.

실험결과 참가자들은 긍정적 사건을 재생한 후, 그리고 부정적 사건을 분석한 후에 더 행복해졌다. 다시 말해 과거의 멋진 일을 회상할 때는(결혼식이나 목표를 이룬 날 등) 우리는 그것을 해부하거나, 설명하거나, 부분들로 나누어 분석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질문도 너무 많이 하고 싶지 않다(‘왜 이 일이 일어났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기분이 어땠나? 내가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날이 달라졌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다가는 그 경험에서 재미나 마법을 제거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은 특별한 것을 떼어내서 평범한 것으로 변형시켜버리는 짓이다. 가장 적합한 전략은 긍정적 사건의 기억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비디오를 반복 재생하듯이 재생한다.

 

역으로 가장 불행했던(혹은 가장 큰 트라우마를 남긴) 순간을 생각할 때는 위에서 설명한 것을 정확히 반대로 해야 한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가장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 기억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받아들이고, 거기서 의미를 얻고, 극복하는 것이다.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특정 사건이 왜 일어났고, 그것 덕분에 내가 어떻게 성장했고, 그와 연관된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차근차근 글로 쓴다. 글로 써도 되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도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노력과 시련을 이해하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연관을 발견하고,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수 있다.

 

- 이 내용은 <행복의 신화(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2013년 3월 출간 예정)>에서 발췌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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